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의 냄새는 생존 신호? 해양 생물들이 플라스틱을 먹는 진짜 이유

record1287 2025. 4. 28. 23:09
반응형

해양 생물의 ‘냄새 유인’ 메커니즘과 미세플라스틱
최근 연구들은 플랑크톤, 조개류, 해양 어류 등 다수의 해양 생물이 후각(嗅覺)을 통해 먹이를 탐색하며, 이때 방출되는 주요 화합물이 바로 디메틸설파이드(Dimethyl sulfide, DMS)라는 사실을 밝혔다. DMS는 죽은 미세조류나 해조류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며, 해양 생물에게 ‘먹이 존재 신호’로 인식된다. 흥미롭게도 HDPE, LDPE, PP 같은 일반 플라스틱 소재도 미생물에 의한 바이오필름(biofilm) 형성과 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DMS 및 유사 황화합물을 방출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로 인해 해양 생물은 실제 먹이가 아닌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게 되며, ‘착향성 신호(olfactory cue)’ 혼동이 발생한다.

 

바이오필름과 화학 유인물질의 역할
바닷물에 노출된 플라스틱 표면은 단시간 내에 미생물 군집으로 뒤덮이는데, 이 ‘플라스티스피어(Plastisphere)’ 내 미생물은 다층의 바이오필름을 형성한다. 바이오필름 아래에서는 미세조류, 박테리아, 진핵 미생물 등이 번식하며, 이들이 생산하는 대사 부산물로 DMS와 트라이메틸아민(trimethylamine) 등 다양한 황·질소 화합물이 새어 나간다. 화합물은 플라스틱과 결합해 방출 속도 및 지속성이 증가하며, 해양 환경에서 ‘화학 유인성(chemo-attractant)’을 띄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 오염을 넘어 ‘생물-플라스틱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

미세플라스틱의 냄새는 생존 신호? 해양 생물들이 플라스틱을 먹는 진짜 이유

DMS 향기의 포식자 유인 효과
실험실 연구에서 코페포드(copepod) 등 플랑크톤은 순수 DMS 용액과 바이오필름 처리된 플라스틱 입자를 동일하게 ‘먹이 신호’로 인식해 섭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DMS 농도가 0.1–1 μM 범위일 때 섭식 반응이 최대치를 보였으며, 이는 자연 상태의 해양 먹이 신호 강도와 유사하다. 거북류 연구에서도 해양 거북은 DMS 시그니처를 식별해 플라스틱 조각을 해파리나 생물막 덩어리로 오인하며 접근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후각 유인(olfactory attraction)은 시각적 착각(visial misidentification) 보다 우선하는 경우가 많아, 깊은 바다에서도 플라스틱 오염이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먹이망 교란과 화학적 오염원 운반체 역할
미세플라스틱 섭취는 1차군집(플랑크톤)부터 대형 어류, 해조류 서식자, 연골어류까지 전이되는 먹이망 교란(trophic disruption)을 유발한다. 바이오필름에 흡착된 DMS 외에도, 플라스틱 표면은 중금속, POPs(지속성유기오염물질) 등을 효과적으로 흡착·집적하는 ‘화학적 오염원 운반체(chemical carrier)’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 플라스틱 물리적 손상뿐 아니라, 생체 내 축적된 독성 화학물질이 상위 포식자로 전달되면서 장기적 생태·인체 건강 영향을 초래한다. 실제로 여과섭식(filter feeding) 생물군의 장기 실험에서 바이오필름 처리된 미세플라스틱은 비처리 대비 섭취율이 30% 이상 높았고, 체내 중금속 농도도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미래 과제: 위험 평가 모델링과 정책 대응
미세플라스틱의 ‘착향성 유인 효과’는 기존 연구가 주목하지 않았던 요소로, 환경 위험 평가(Risk Assessment) 모델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DMS 방출량 예측 모델링, 바이오필름 형성 속도·성분 분석,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의 후각 반응성 저감 기술 개발 등이 시급하다. 또한 국제 해양보호 구역(MPA) 내에서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강화, 해양 탐사·채굴 규제, 생분해성 대체소재 의무화 등 환경 정책(Environmental Policy) 차원의 통합 대응이 필요하다. 단순 감축(Cut-down)에 머무르지 않고, ‘플라스틱-생태계 상호작용’ 전 과정을 고려한 종합적 관리 전략 구축이 절실하다.

반응형